사순절
목마른 자여, 와서 마시라
"요한복음 7:37-39"
"명절 끝날 곧 큰날에 예수께서 서서 외쳐 이르시되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 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 하시니" (요 7:37-38)
오늘 본문의 핵심은 '목마르다'는 단어에 있다. 헬라어 디프사오(διψάω, dipsaō)는 단순한 신체적 갈증이 아니라, 존재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영적 갈망을 뜻한다. 이 단어는 시편 42편의 히브리어 차메아(צָמֵא, tzame)와 맥을 같이 한다 —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 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하나이다." 차메아는 광야에서 물 없이 생명이 꺼져가는 극한의 갈증, 곧 하나님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실존적 고백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이 갈증의 해답으로 '생수'를 말씀하신다. 헬라어 히도르 존(ὕδωρ ζῶν, hydōr zōn) — 직역하면 '살아 있는 물'이다. 고인 물이 아니라 끊임없이 솟아나는 생명의 물이다. 요한은 이것이 성령을 가리킨다고 주석을 단다.
사순절의 광야를 걷는 우리에게 이 말씀은 깊은 위로가 된다. 새벽 외양간에서 젖소에게 물을 주며 깨닫는 것이 있다. 생명은 물 없이 단 하루도 버틸 수 없다. 우리의 영혼도 마찬가지다. 기도와 말씀과 노동의 리듬 속에서 날마다 주님께 나아가 마시는 것, 그것이 사순절의 본질이다. 목마름을 느끼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은혜다. 갈증이 있어야 샘을 찾아가기 때문이다.
오늘의 기도
주님, 이 사순절에 저의 깊은 목마름을 외면하지 않게 하소서. 세상의 것으로 채우려는 유혹을 물리치고, 오직 주님의 생수 앞에 날마다 무릎 꿇게 하소서. 제 안에서 흘러나오는 그 생수가 이웃에게까지 흘러가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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