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2026년 3월 18일 수요일
주님 안에서만 자랑하라
자랑하는 자는 주 안에서 자랑할지니라 (고린도후서 10:17)
바울은 고린도후서 10장에서 자신의 사도적 권위를 변호하면서도, 놀랍게도 온유함과 겸손을 무기로 삼습니다. '그리스도의 온유와 관용'으로 권면하는 바울의 모습은 세상의 리더십과 정반대입니다.
우리는 쉽게 자기 업적, 자기 능력, 자기 비전을 자랑합니다. 그러나 바울은 단호하게 말합니다 — 자랑하는 자는 오직 주 안에서 자랑하라. 우리의 가치는 우리가 이룬 것이 아니라, 주님이 우리 안에서 이루신 것에 있습니다.
삼수령에서의 목장 생활은 이 진리를 날마다 가르칩니다. 풀이 자라고, 소가 우유를 내고, 치즈가 숙성되는 과정 — 이 모든 것은 우리의 능력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Stabilitas(머무름)의 영성은 이러한 겸손의 토양 위에 서 있습니다.
온유함의 무기
세상은 강함을 추구합니다. 더 큰 목소리, 더 화려한 성과, 더 높은 지위. 그러나 바울이 선택한 무기는 그리스도의 온유와 관용입니다.
"그리스도의 온유와 관용으로 너희를 권하는 나 바울은" (고후 10:1)
겸손과 Stabilitas
베네딕도 수도 전통에서 겸손(humilitas)은 모든 덕목의 뿌리입니다. 그리고 Stabilitas(안정/머무름)는 한 자리에서 깊이 뿌리내리며, 자기를 드러내기보다 하나님의 일하심을 기다리는 인내입니다.
삼수령 무무목장에서의 삶이 바로 이것입니다. 화려하지 않지만 깊은, 빠르지 않지만 확실한, 하나님의 시간표 위에 세워지는 삶.
오늘의 실천
오늘 하루, 자기를 내세우고 싶은 순간이 올 때마다 멈추고 물어봅시다 — "이 자랑이 주님 안에서의 자랑인가?"
기도
주님, 우리가 주님 안에서만 자랑하게 하소서. 우리의 성취가 아닌 주님의 은혜를, 우리의 능력이 아닌 주님의 권능을 높이게 하소서. 온유함과 겸손으로 이 땅에서 주님의 일꾼이 되게 하시고, 삼수령에 뿌리내린 이 자리에서 묵묵히 주의 뜻을 이루어가게 하소서. 아멘.
— 예수원